다이어리
디자이너's 다이어리 #16. '서체 디자이너'라는 직업
드륵드륵. 휴대폰이 진동한다. 카카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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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훈민정음체인 것 같은데요.
며칠 후. 또 드륵드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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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양희의 고운한글이요.
새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이미지 다운로드 중 – 혹시 이거 뭔지 알아?
봄날2. 1말고 2.
서체 디자이너라면 한 달에 한 두 번쯤은 꼭 있는 일이다.
(영문 폰트는 묻지 말아 주세요. 그 많은 걸 내가 어찌 다 압니까 -_-a)
서체 디자이너.
내가 내 직업을 소개 했을 때 단번에 “아하!”하는 이도 없거니와, “그게 대체 뭐 하는 직업이에요?” 라고 물었을 때 아무리 구구절절 설명을 해도 상대의 궁금증을 명쾌하게 해결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우리가 흔히 보는 책의, 잡지의, 모바일의, 웹의 ‘글자’들을 만든다고 겨우 이해시켜 놓으면 “근데 그걸 누가 사요?”라고 반문해 내 기운을 쏙 빼놓기 일쑤다.
서체, 활자, 폰트 단어의 뉘앙스가 있긴 하지만, 보통 한 벌의 디지털 폰트를 만드는 사람을 ‘서체 디자이너’라고 칭한다. 같은 글자를 다루지만 캘리그라퍼를 서체 디자이너라 칭하지 않는 이유는 캘리그라피는 디지털화 하지 않을뿐더러 한 벌을(한글, 영문, 특문이 완성되어 특정 프로그램에서 무리 없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정도) 완성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윤디자인에서 나온 서체 패키지 중에 ‘필 패키지’라고 있는데, 그것의 경우엔 ‘캘리그라퍼’의 글자를 받아 ‘서체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디지털 폰트’가 되었다고 얘기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또 묻곤 한다.
“어떻게 서체 디자이너가 되었어요?”
“이거 누가 쓴거니?”
(………….. 까악 까악)
잠시의 정적이 흐르고 언니는 내 눈치를 보고 있었고, 나는 자진납세를 하기로 했다.
“교수님, 제가 썼습니다….”
“이리 좀 줘볼래?”
“……..”
“음… 정은이 너….. 글자에 소질 있다?”
“……. 네?”
“너 글씨가 참 좋다고. 워드마크 작업할 때 네 손으로 직접 자유롭게 드로잉을 해봐. 도구도 이것저것 써봐가면서”
어느 직업군이 맘 편하고 쉽겠냐마는 창의적인 일이 보통 그러하듯 6년차가 되어도 모르겠는 것 투성이고 공부할 것이 잔뜩이다. 한 서체 회사가 오랫동안 광고 카피로 사용했던 ‘ **는 서체를 짓습니다’란 카피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바로 그것이다. 서체 디자이너는 글자를 making하는 것이라기 보다 ‘build’한다고 생각한다. 설계는 치밀하고 오차 없이 명확해야 한다. 무색(無色) 오직 유형(有形). 보통은 잘 알아채지도 못할 벡터 곡선 위에 찍힌 점 하나의 위치 때문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소수의 직업군. 세상의 서체 디자이너에게 위대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 은행ATM기 글자모양과 배열
▲ (좌) 낙지덮밥의 메뉴 (우) 닥터유 패키지에 들어간 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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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그런 직업을 알았더라면 지금 제 일상이 바뀌어있을텐데..
7년전 무작정 윤디자인연구소에 취업의사를 보냈었거든요..
저역시 글씨에대한 자신감(?) 내지는 열정이 있었거든요..
물론 37살 지금도 글씨에 대한 열정은 20대죠^^
지금도 왠만하면 타이핑대신 글씨로 편지쓰고 우편물보낼때도 겉봉 주소는 손글씨로 항상 쓰죠
암튼 이런 직업이 있음에 왠지 기분이 좋네요..
지금 제 나인 이런 직업을 도전하기엔 늦은걸까요?
어떤 디자인이든 타이포는 기본이니까..^^ 서체는 이리저리 봐도 참 매력적인것 같아요:)
새로운 서체를 찾아 디자인에 활용하는것도 가슴뛰는 일이고요.
마지막 노트의 글자도 참 예뻐요.
자신이 디자인한 서체를 생활속에서 발견하다! ㅎㅎ 재미와 뿌듯한 일을 하시는것같아
부럽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