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개그 프로그램 중 '애정남'이라는 코너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애정남이란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의 줄임말이죠.
세상 살다 보면 살짝 헷갈리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늘 생기게 마련인데, 말 역시 그렇습니다.
영어로 '머무르다'를 뜻하는 'Stay'와, '흔들리다'는 뜻의 'Sway'처럼,
철자 하나로 뜻이 달라지는 한글 단어 역시 제법 많습니다.
오늘은, 아주 사소한 차이로 뜻이 달라지는 우리말 단어 두 쌍의 정확한 뜻을 알아보겠습니다.
'요즘 일렉트릭 기타에 굵은 두께 스트링을 쓰는 건 일반적 추세라고!'
'노조는 협상의 추이에 따라 파업 여부를 정할 예정입니다.'
'추세'와 '추이'... 단어 뜻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두 단어를 바꿔 써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첫 음절도 같고, 둘 다 한자어에 신문이나 뉴스에서도
자주 쓰이는 말이니 더욱 그렇겠죠. 하지만, 정확한 뜻은 미묘하게 다릅니다.
'추세'(趨勢)는 어떠한 현상이나 일이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향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원뜻에서 나온 다른 뜻으로는 '어떤 세력이나 세력 있는 사람을 쫓아 따름'이라는 뜻도 있죠.
요즘 유행하는 '대세'와도 비슷한 뜻이겠네요.
반면, '추이'(推移)는 어떤 일이나 형편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해간다는 뜻,
또는 그런 경향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요즘 금 시세 변동 추이를 볼 때'라고 하지, '요즘 금 시세 변동 추세'라고 하지 않겠죠?
이제, 다음 단어를 한 번 알아볼까요?
자, 느닷없이 퀴즈 하나 내보렵니다.
A: 지난여름, 많은 비로 수해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돕기 위해
유명 대기업들은 성금을 각출해 자선단체에 전달하기로 했습니다.B: 지난여름, 많은 비로 수해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돕기 위해
유명 대기업들은 성금을 갹출해 자선단체에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A와 B 문장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냥 읽기에는 '각'과 '갹' 차이뿐이죠?
두 문장의 정확한 차이는 이렇습니다.
A 문장은, 기업들이 성금을 자선단체에 '각각' 전달하겠다는 뜻입니다.
반면 B 문장은, 기업들이 성금을 모두 한데 모아 '한꺼번에' 자선단체에
전달하겠다는 뜻입니다. 이제 '각출'과 '갹출'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각출'(各出)은 '각각' 각(各)에 '나올' 출(出). '각자 내놓음'이라는 뜻입니다.
포괄적인 의미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갹출'(醵出)은 '어떤 목적을 위해
여러 사람이 나눠 내놓음'을 뜻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보통 보편적으로 혼용하는 추세랍니다.
아니면, '추렴'(出斂)이라는 말로 '갹출'이라는 단어를 대체하기도 하죠.
아, '갹'(醵)이라는 한자는 '돈을 모으다'라는 뜻도 있지만, '술잔치' 갹(醵)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친구들끼리 술 한잔을 하고는 '야 우리 갹출하자!'가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가요? 이제 최소한, '추세'와 '추이', '각출'과 '갹출'은 확실히 기억하실 수 있겠죠?
이 밖에도 애매한 단어들은 많습니다. '껍질'과 '껍데기', '두텁다'와 '두껍다' 등등.
'그냥 같이 쓰면 안 되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시간 나실 때
조금씩 공부해 보세요. 요즘은 검색 몇 번이면 쉽게 찾을 수 있으니까요.
잠깐의 단어 공부가 여러분의 한글 생활을 더욱 풍족하게 한다는 것, 명심하세요!
TS 기자단 이정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