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의 저작권 이야기] #6 출처만 밝히면 된다? ‘인용’에 대한 오해 바로잡기2020.05.15




   인용(引用; quotation)이란 ‘다른 저작물의 내용 가운데에서 한 부분을 참고로 끌어다 쓰는 것’을 말한다. 특히 어문저작물 작성 시 매우 흔한 것이 인용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아무렇게나 인터넷을 뒤져 여기저기서 저작물을 가져온 행위를 ‘인용’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출처만 밝힌다면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가져다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듯 버젓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글 인용하기, 자칫하면 표절이 될 수도

   글쓰기에서 자기가 설명하거나 주장하는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이나 권위 있는 자료에 근거했음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정당한 인용을 위해서는 인용부호(따옴표)를 활용해 내 글이 아닌 부분과 함께 정확한 출처를 표시해 주어야 한다. 내가 만들지 않은 표나 그림, 사진 등에도 마찬가지로 출처를 표시해 주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인용은 학습윤리나 연구윤리에서도 중요한 문제지만, 관련법에서도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현행 저작권법 제28조에 따르면,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해서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 즉, 공표된 저작물을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의 목적으로 ‘인용’하는 것은 저작재산권 침해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당한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는 방법이어야 한다. 문제는 ‘정당한 범위’ 또는 ‘공정한 관행’에 관한 해석에 있다.[김기태(2010), 『글쓰기에서의 표절과 저작권』(지식의날개), 117∼119쪽 참조.]

   먼저 “정당한 범위”에 대해 살펴보자. 다른 저작물을 자기가 작성하는 저작물에 인용해야만 하는 필연성이 인정되어야 하며, 자기 저작물의 내용과 인용 부분 사이에는 일종의 주종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 자기가 창작하여 작성한 부분이 주(主)를 이루고, 그것에 담겨 있는 주제를 좀더 부각시키거나 주장의 타당성을 입증할 목적으로 다른 저작물의 일부를 종(從)으로서 인용했을 때 비로소 “정당한 범위” 안에서의 인용이 성립된다는 뜻이다. 다만, 다른 저작물의 일부라고 하는 것은 논문이나 소설처럼 분량이 비교적 많아서 전체적인 인용이 불필요한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다. 사진이나 그림 또는 시처럼 그것의 일부 인용이 불가능한 것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다음으로 “공정한 관행”이란, 인용 부분이 어떤 의도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어떤 이용 가치를 지니는가에 따라 달라질 문제다. 사회적 통념에 비추어 보아 타당하다고 여겨지는 방법으로서의 인용만이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인용되는 부분을 자기 저작물과는 명확하게 구별되는 방법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까지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보도 자료에서 저작물을 인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 자기나 다른 사람의 학설 또는 주장을 논평하거나 입증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인용하는 경우, 역사적 사실이나 경향을 살피는 글에서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저작물을 통째로 싣는 경우 등은 바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인용에 있어서는 출처 명시의 의무가 엄격하게 적용된다. 인용 부분에 대한 적절한 구분이나 출처의 명시가 부정확하다면 그것이 인용인지 창작인지를 분간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일부라도 인용할 바에는 그 부분에 인용부호를 붙이거나 단락을 바꾸어 본문과는 다른 활자로 표시함으로써 인용 부분을 구분하는 것이 상식이다. 또한 학술관련 전문서적이나 논문에서는 출처로서의 저자명, 책명 또는 논문 제목, 발행처, 발행년, 해당 면수 등을 적절한 위치에 주(註) 표시로써 밝히는 것이 통례다. 이러한 의무 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저작물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오답 노트로 알아보는 올바른 인용 방법

   남의 저작물을 어떻게 인용하느냐에 따라 ‘직접인용’, ‘간접인용’, ‘재인용’으로 구분된다. 직접인용은 남의 글을 원문 그대로 가져오는 것, 간접인용은 원문을 요약하거 자기 목소리로 바꾸어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재인용은 직접 원문 출처를 확인해서 인용할 부분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먼저 인용해 놓은 것을 그대로 다시 가져오는 방식이다.

   (1) 직접인용
   직접인용은 다음 예시에서 보는 것처럼 남의 글을 가져와 자기 글 속에 넣으면서 인용부호(큰따옴표)로 표시하고, 그 출처를 밝혀주는 방식이다.

  ○ 올바른 직접인용
  독자의 책 읽기 과정은 적어도 세 단계의 과정을 포함한다. “첫째는 독자가 어떤 책과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 두 번째는 책을 읽어가는 해석·해독의 과정, 세 번째는 책을 읽은 뒤 책 읽기의 영향에 의해 자신의 삶을 재구조화하는 과정”[천정환(2003), 『근대의 책 읽기』(푸른역사), 47쪽.]이다. 그러므로 독서는 고도의 지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대단히 복잡한 정신 작용으로서 다양한 지적 기능들이 한데 어울려 통합적으로 작용하는 정신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선 학교에서의 독서 교육은 독서의 본질과 원리를 이해하고, 독서 기능을 체계적으로 습득하며, 독서에 대한 올바른 태도의 습관을 형성함으로써 학생들의 독서 능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X 잘못된 직접인용
  독자의 책 읽기 과정은 독자가 어떤 책과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 책을 읽어가는 해석·해독의 과정, 책을 읽은 뒤 책 읽기의 영향에 의해 자신의 삶을 재구조화하는 과정 등 적어도 세 단계의 과정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독서는 고도의 지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대단히 복잡한 정신 작용으로서 다양한 지적 기능들이 한데 어울려 통합적으로 작용하는 정신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선 학교에서의 독서 교육은 독서의 본질과 원리를 이해하고, 독서 기능을 체계적으로 습득하며, 독서에 대한 올바른 태도의 습관을 형성함으로써 학생들의 독서 능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잘못된 인용의 예를 보면, 따옴표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다른 사람의 글과 자신의 글을 구별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런 게 바로 표절이라는 중대한 잘못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된다. 다만, 직접 인용하는 글이 여러 문장으로 이루어져 긴 경우에는 행을 바꾸고 좌우 여백을 둔 문단을 따로 만든 다음 출처를 밝혀주기도 하는데, 이때는 따옴표를 해주지 않아도 된다.

   (2) 간접인용

   간접인용을 할 때는 인용부호(따옴표)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인용한 부분의 범위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 올바른 간접인용
  모든 학계를 통틀어 통용되는 사실 중 하나가 바로 “객관적인 학문적 결과란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그만큼 인문·사회과학뿐만 아니라 자연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에게도 주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런 학계의 현실에 대하여 ‘지식의 불확실성’을 주장하는 이매뉴얼 월러스틴 같은 학자는 어떤 새로운 과학적 주장이 유효하거나 타당한지 우리는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지식이 복잡하게 전문화하고 각각의 특정한 과학적 진술에 대해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출된 증거의 질이나 자료 분석에 적용된 이론적 논거의 엄밀성을 합당하게 판단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이매뉴얼 월러스틴, 유희석 옮김(2007), 『지식의 불확실성』(창비), 14∼15쪽.]
  그러면서 “그것이 사리에 맞는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이겠는가?”라고 물으며 이내 스스로 “우리는 저명한 권위에 의해 축적된 증거들을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고 대답한다. 이어 “우리는 인용된 학자나 저널의 증언에 대한 신뢰도를 어디에서 얻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그것은 기록된 형태로는 좀처럼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실상 그보다 높은 등급의 신뢰도에서 그런 신뢰도의 기준을 구한다는 점, 만약 우리가 아는 ‘진지한’ 사람이 『네이처』가 일류이고 믿을 만한 저널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대개 그렇다고 믿는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얼마나 많은 암묵적인 신뢰의 등급들이 서로서로에 기초를 두고 형성되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한다.[위의 책, 15쪽.]

   그런데 간접인용을 한 글들을 보면, 출처를 표시하긴 했지만 실제로 인용하고 있는 부분이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아래 예시를 보면 마치 마지막 문장만을 인용한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첫 문장을 제외한 전체 문장이 원문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되도록 인용 분량을 짧게 하거나, 인용표시구―“아무개는 ~라고 한다.” 또는 “아무개의 견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등―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간접인용을 할 때는 원문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는 자신의 글에 맞게 말 바꿔 쓰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X 잘못된 간접인용
  모든 학계를 통틀어 통용되는 사실 중 하나가 바로 “객관적인 학문적 결과란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그만큼 인문·사회과학뿐만 아니라 자연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에게도 주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런 학계의 현실에 대하여 ‘지식의 불확실성’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어떤 새로운 과학적 주장이 유효하거나 타당한지 우리는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지식이 복잡하게 전문화하고 각각의 특정한 과학적 진술에 대해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출된 증거의 질이나 자료 분석에 적용된 이론적 논거의 엄밀성을 합당하게 판단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것이 사리에 맞는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이겠는가?”라고 물으며 이내 스스로 “우리는 저명한 권위에 의해 축적된 증거들을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고 대답한다. 이어 “우리는 인용된 학자나 저널의 증언에 대한 신뢰도를 어디에서 얻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그것은 기록된 형태로는 좀처럼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우리는 사실상 그보다 높은 등급의 신뢰도에서 그런 신뢰도의 기준을 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만약 우리가 아는 ‘진지한’ 사람이 『네이처』가 일류이고 믿을 만한 저널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대개 그렇다고 믿는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얼마나 많은 암묵적인 신뢰의 등급들이 서로서로에 기초를 두고 형성되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한다.[이매뉴얼 월러스틴, 유희석 옮김(2007), 『지식의 불확실성』(창비), 15쪽.]

   (3) 재인용
   일반적으로 인용은 원문을 확인하고 직접 인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부득이하게 남이 먼저 인용한 것을 다시 가져올 때는 원문 출처와 함께 재인용 출처를 밝히고, ‘재인용’임을 표시해야 한다. 아래 A에서 ‘허버트 베일리’의 견해를 재인용하는 경우, 그 출처를 표시하는 방법은 B와 같다.

  A. 원문
  인쇄 매체의 원형은 출판 분야에서 비롯되었다. 베일리(H. S. Bailey)는 인쇄와 출판의 관계에 대해, “인쇄(printing)는 건축과 마찬가지로 봉사의 예술이다. 인쇄는 출판에 봉사하고, 출판은 문명에 봉사한다”고 하였다.[Hebrt S. Bailey(1970), The Art and Science of Book Publishing, Austin:University of Texas Press, p.195.] 이 말은 곧 인쇄술이 단순히 출판활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문명진보의 주요조건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결국 인쇄는 인류의 문화를 건설하기 위하여 출판을 포함한 인쇄매체에 봉사하는 수주산업으로 그 공정이 예나 지금이나 매우 복잡하여, 인쇄를 정의한다는 것은 손쉽지가 않다.

  B. 재인용 표시
  Hebrt S. Bailey(1970), The Art and Science of Book Publishing (Austin: University of Texas Press), p.195., 김기태(2005),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저작권』(도서출판 이채), 19∼20쪽 재인용.

   (4) 출처 표시 방법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의 글이나 각종 자료 등을 활용할 때는 그 출처를 정확하게 밝혀주어야 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나의 주장이 든든한 근거와 확실한 자료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공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될 뿐만 아니라 나의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관련 정보를 자세히 친절하게 제공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출처는 일반적으로 주석(註釋)과 참고문헌의 형식으로 표시한다. 주석은 본문 중 인용한 부분마다 괄호 안에 표시하는 방법 또는 본문 아래에 각주로 표시하는 방법이 있다. 인터넷 자료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활용한 자료가 나타나는 주소(URL)를 정확하게 표시하고, 접속 일자도 함께 적어준다.

인터넷 매체 기사 인용 시 출처 표시 방법
: 기사 제목, 인터넷 매체 이름, 작성 일자, 사이트 주소, 접속 일자 제시.
  ▶ “기사 제목”, 〈인터넷 매체 이름〉, 작성 일자, 〈사이트 주소〉, (접속 일자)

      “충북 청주 실외골프연습장서 하늘다람쥐 발견”, 〈경향신문〉, 2020. 05. 14.,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5141348001&code=620111〉(접속일: 2020. 05. 15.).

      “대전지역 대학교 대부분 코로나19 안정시까지 비대면 수업 유지”, 〈프레시안〉, 2020. 05. 13.,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51213500184911〉(접속일: 2020. 05. 15)

   참고문헌은 본문에서 이용한 저서·논문·칼럼·언론기사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제시한 목록으로, 글의 맨 마지막에 놓인다. 다만, 주석의 표기 방식과 참고문헌 작성 요령은 학문 분야마다, 기관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글을 쓸 때마다 특정 기준에 따라 통일성 있게 작성하면 된다.


「김기태의 저작권 이야기」 시리즈



저작권 연구자, 세명대학교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미디어와 저작권의 상관성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출판 편집자로 일했으며 국립중앙도서관 문헌번호운영위원장, 한국전자출판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연구재단 연구윤리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각종 기관과 단체에서 저작권 및 연구 윤리에 관한 자문, 강의를 맡고 있다. 2018년 '생활 속의 표절과 저작권'이 K-MOOC 강좌에 선정되었다. 저서로 『출판실무와 저작권』, 『김기태의 저작권 수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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