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폰트 디자이너 이호의 「호리틱」 #1 안녕인사동 BI2020.11.20




 폰트 디자이너 이호의 호리틱[이호+critic]한 시선! 
기존의 한글 디자인을 이호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봅니다.
첫 번째 호리틱: 안녕인사동 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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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능, 드라마 등의 방송 타이틀이나 전시회, 영화 포스터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한글 스타일은 단연 레터링(lettering)이라 할 수 있습니다. 레터링의 사전적 의미를 두산백과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날에는 디자인 용어로서 일반적으로 디자인의 시각화를 위해 문자를 그리는 것, 또는 그려진 문자를 말한다. 이 경우 문자에 의해 성립되는 언어 본래의 의미뿐만 아니라, 자체(字體)를 고려한 조형(造形)이나 색채에 의해 보다 풍부한 정보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이 가운데는 로고타입이나 캘리그래피 등이 포함된다. 한편, 인쇄된 문자는 활자와 사진식자가 대부분이이서 그 표정은 객관적이고 비개성적이다. 레터링이 사용되는 매체는 인쇄매체·전파매체의 텔레비전·판매점에 놓이는 입체 선전물·네온사인·구조물 벽면, 그리고 공공적인 표지나 쇼룸·전시회·박람회 등의 디스플레이 매체 등으로, 범위는 매우 넓다. 레터링 표현을 할 때 중요한 것은, ①기본적인 문자구조의 특징을 충분히 파악하는 일, ②목적조건을 분석하여 아이디어와 이미지를 높이는 일, ③목적에 맞도록 읽기 쉽고, 조화를 이룬 짜임새와 흐름, 색채의 상징적인 선택과 명시성(明視性), 아름다운 형태와 독자성(獨自性), 시대감각의 반영 등을 고려할 것, ④위에 든 내용을 종합적 견지에서 조형·시각화하는 것이다.

수많은 매체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레터링(브랜드, 로고, 타이틀, ···) 중, 앞으로 폰트 디자이너 관점에서 ‘한글’을 보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처음으로 얘기해 보고 싶은 스타일은 한글을 기하학적으로 표현한, 바로 골격(骨格)으로 표현한 한글입니다. 먼저 한글을 기하학적으로 표현한 폰트로는 ‘안상수체’와 ‘미르체’, ‘이상체’ 등이 있고, 로고타입으로는 출판사 ‘창비’가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사인, 책표지, 전시 타이틀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하학적 한글 폰트를 접할 수 있습니다.



기하학적 한글 폰트의 다양한 놓임새

2019년 10월 서울 인사동길 초입에 문을 연 문화복합몰 ‘안녕인사동’. 기하학적 BI가 눈에 띕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와 폰트 디자이너가 한글을 보는 관점은 처음에는 유사하지만, 최종 정리할 때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샘플로 그려본 BI를 보면 사각형의 동일한 그리드(Grid)에 형태와 높이, 길이 등이 일정하게 규칙적으로 그려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픽적으로 보면 형태적으로 재미있고 세련되어 보이지만, 크기를 작게 해서 보면 다른 부분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특히 폰트 디자이너에게는 자소들 간의 공간, 글자들 간의 자간, 굵기의 비율, 착시 현상, 그리고 끝으로 판독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마다 관점이 다르므로 중요한 부분을 확정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렵겠으나, 해석의 여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 보일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직접 촬영한 안녕인사동 사인










 안녕인사동 BI 원도와 주요 특징
‘ㅇ’의 크기가 균일합니다.
 원도 이미지를 보면 중성 ‘ㅏ, ㅡ, ㅕ’의 가로획의 높이가 맞춰져 있습니다. 
 초성, 중성, 종성이 붙어 보이는 글자가 있습니다.
 자간의 폭이 일정합니다. 
 중성 ‘ㅏ’의 곁줄기 길이가 같습니다.




 호리틱하게 조정해본 안녕인사동 BI
‘동’자에서 종성 ‘ㅇ’이 가로획과 붙으면 실제보다 길게 보일 수 있어 높이를 약간 조정해봤습니다.
 각 글자들이 잘 보이도록 ‘ㅏ, ㅡ, ㅕ’의 가로획 높이를 다르게 하였습니다.
 판독성을 위해 붙어 보이는 부분을 최소화했습니다.
 균일한 자간을 위해 글자 간의 폭을 조금씩 다르게 하였습니다.
 ‘사’의 초성 ‘ㅅ’의 공간 조정을 위해 좌우 폭을 다르게 하였습니다.




안녕인사동 BI 원본(위)과 ‘호리틱’ 버전(아래) 비교

「호리틱」 첫 시간은 ‘안녕인사동’ BI를 살펴봤습니다. 원본을 다양하게 크리틱하고 난 후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판독성을 위해 붙어 있는 자소를 떼고 억지로 속 공간을 넓혀준 것이 상대적으로 그래픽적 흥미를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지역의 특성상 인사동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도 읽혀야 한다면 비교적 정확하게 보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한글을 바라보는 관점은 저마다 다릅니다. 폰트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일종의 직업병 같은 관점으로 앞으로도 레터링을 크리틱의 시선으로 재해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디자이너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미지 출처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  슬로워크
2018 거리예술마켓  서울시
인현동 보고서  서울역사박물관
안녕인사동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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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폰트 대표. 1993년 ㈜큐닉스컴퓨터 서체개발실을 시작으로 서울시스템, ㈜모리스디자인, ㈜산돌커뮤니케이션, ㈜윤디자인그룹 등 여러 기업에서 활동했다. 삼성 전용서체(2002), 현대카드 전용서체(2003), 중앙일보 신문 전용서체(2006), 경향신문 제목용 서체(2012) 등 다종다양한 글자를 짓고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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