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상반기 인터뷰 결산] “디자이너님, 이야기를 요청드립니다”2021.07.14



인터뷰 요청은 언제나 이메일로 먼저 한다. “〇〇〇 디자이너님에게 인터뷰를 요청드립니다”라는 통상적인 문구와 함께. 솔직히 고백하건대, 인터뷰어에게 인터뷰라는 건 어쨌든 업무다. 사무적 목적으로 인터뷰 요청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완성된 인터뷰 기사는 성과지표에 반영된다. 이 맥락에서 인터뷰어는 스스로를 ‘클라이언트’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니까, 일면식도 없는(있는 경우도 있지만) 디자이너에게 ‘인터뷰 답변 작업’을 ‘의뢰’한다는 현실 왜곡에 걸려드는 것이다. 자가당착의 덫이다.

덫에 걸린 인터뷰어를 구조해주는 건 매번 인터뷰이들이다. 이쪽에선 업무로서의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저쪽에선 순도 높은 ‘이야기’를 회신해준다. “디자이너님, 이야기를 요청드립니다”라고 말한 적은 없는데.

생산 공정의 시각에서 공산품 낱낱은 one of them일 테지만, 소비자 한 명 한 명에겐 the one일 수 있다. 어떤 제품 하나는 누군가의 생활과 삶에 깊숙이 관여하므로. 사무적 one of them은 개개인의 the one을 위해 복무한다. 콘텐츠 생산자와 콘텐츠 수용자의 관계 맺기 방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디자이너들이 들려준 모든 이야기가, 『타이포그래피 서울』 에디터에겐 구원이다. one of them(처리해야 할 여러 인터뷰 업무들 중 하나)의 덫은, 디자이너들의 이야기 하나하나의 위력으로써 번번이 무화된다. 그렇게 사무원으로서의 에디터는 가까스로 구조되어 다시금 the one의 세계로 진입한다.

지난해에는 연말 「2020 인터뷰 결산」 한 번이었는데, 올해는 상하반기 두 번에 걸쳐 인터뷰 결산을 한다. 인터뷰이들에게 두 번 감사하기 위함이고, 그들의 이야기(정말 좋은 이야기들이다!)를 계속 알리고 싶어서다.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디자이너 및 디자인 스튜디오 열두 팀의 이야기가 모였다. 한 편 한 편 독자 여러분께 잘 가 닿기를 바라며―

에디터 임재훈
director@typographyseoul.com


×   ×   ×   이미지는 인터뷰 기사, 이름/스튜디오명은 디자이너/스튜디오의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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