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꼭 필요했던 ‘TS 서포터즈 / TS 파트너즈’ 히스토리 복습2022.03.15




『타이포그래피 서울』(이하 TS)은 2020년 여름부터 ‘TS 파트너즈’를 운영하고 있다. 시각 디자인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1~2년차 현업 디자이너와 1인 크리에이터 등으로 구성된 100인의 크리에이터 그룹이다. 2020년 8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TS 파트너즈 1기가 활약했고, 바로 뒤를 이어 9월에 발족한 TS 파트너즈 2기 또한 올해 9월까지 1년간 함께한다.

TS 파트너즈는 매달 TS 운영진으로부터 주어지는 미션을 수행한다. 미션은 크게 두 가지 종류다. 하나는 특정 이슈를 주제로 한 그래픽 디자인 작업이다. 최근 선보인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리프라이즈(reprise) 포스터 제작’은 TS 파트너즈의 미션 중 하나였다.

또 하나는 설문 조사 응답이다. TS 사이트 개편 및 이용 만족도, TS 운영사인 윤디자인그룹의 출시 예정 서체 혹은 서비스에 대하여 사용자로서 평가와 의견을 남기는 활동이다. TS 파트너즈가 참여한 설문 조사 응답의 경우, TS와 윤디자인그룹의 실제 운영/경영 과정에 적극 반영되고 있다.

TS 운영진은 다달이 TS 파트너즈의 수행 과제를 심사하여 우수작들을 선정하고, 최우수 파트너와 우수 파트너에게는 약소하나마 창작 지원금과 소정의 상품을 리워드로 제공하고 있다.

사실, TS 파트너즈의 원년은 2020년 여름보다 몇 해 더 거슬러올라가는 2014년 여름이다. 그해 TS는 ‘TS 서포터즈’를 모집했었다. TS 파트너즈의 전신인 셈이다. TS 운영진은 2015년 8월까지 TS 서포터즈 100인과 원팀처럼 협업하며 유쾌하고 유의미한 시간들을 같이 보냈었다.

TS 파트너즈 2기 활동 기간 1년 중 이제 절반가량이 지났다. 이 시점에서 문득, TS 서포터즈와 TS 파트너즈의 히스토리를 기록해두고 싶었다. 다만··· 현재진행형인 TS 파트너즈에게 양해를 구하고 싶다. 미리 실토하건대, 이 글 대부분의 분량이 TS 서포터즈를 기억하는 데 할애될 것 같아서다. 이유가 있는데, 그건 이 글의 마지막 단락에서 밝히기로 한다.

에디터 임재훈
director@typographyseoul.com




  T S  S U P O R T E R S  2 0 1 4 ~ 2 0 1 5     T S  P A R T N E R S  2 0 2 0 ~ NOW 






TS 서포터즈의 엽서 디자인 작업 모음


 TS 서포터즈 2014~2015 
 서포터/리포터/크리에이터 활약이 가능했던 ‘비포 코로나’의 2년


하나 마나 한 말이긴 한데, 2019년 말 이전의 시간대가 ‘비포 코로나’라는 낯선 명칭으로 불리게 될 줄은 짐작도 하지 못했다. 2014년과 2015년, TS 서포터즈의 활약상 대부분은 2022년 현재에는 시도해보기 쉽지 않은 것들로 남고 말았다.

두 해 연이은 대규모 한글날 행사 준비, 몇몇 대학교 시각 디자인학과 졸업전시회 취재, 얼굴과 얼굴로 인사하고 악수하는 해단식 등등. 이러한 오프라인 활동이 코로나 19 시국의 도래로 어렵게 되었다. 더 후술하겠지만, 2020년부터 지금까지 활동 중인 TS 파트너즈와 TS 운영진 간의 소통은 100퍼센트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발족식도 해단식도 없이, 그 흔한 식사 자리도 없이 오로지 ‘단톡방’이라는 작은 디지털 창 안에서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눈다.

2014년 8월부터 2015년 8월까지, TS 서포터즈는 온오프라인 곳곳을 횡단해가며 TS를 ‘서포트’ 해주었다. 이들은 서포터이자 리포터였고 크리에이터였다. 지금의 TS 파트너즈처럼 다달이 미션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작업과 설문 조사에 참여했다. 여기까지는 온라인 과제, 그러니까 컴퓨터와 네트워크로 완료되고 송수신되는 과업이다. 이에 더하여, TS 서포터즈는 물리력(!)을 쓰는 일도 했다.

TS 서포터즈가 ‘서포트’ 해준 대표적인 물리력은, 2014·2015년 568·569돌 두 번의 한글날 행사에 소중히 쓰였다. 당시만 해도 TS의 운영사인 윤디자인그룹은 매해 한글날을 기념하여 〈한글잔치〉라는 대규모 특별전을 열었다. TS 서포터즈는 〈한글잔치〉 전시 작가이자 스태프로 동참했을 뿐 아니라, 서울 서교동 윤디자인그룹 사옥 앞의 ‘TS 오픈마켓’(윤디자인그룹 주최 〈한글잔치〉전의 부대 행사로 TS가 자체 기획한 아티스트 참여형 팝업 스토어) 안내원으로도 나섰다. 큰 행사들의 실무 최전선에서 ‘서포터’ 역할을 해주었던 것이다. 전시장 디스플레이 작업을 돕는가 하면, 팝업 스토어에서 수많은 거리(이른바 홍대앞 거리)의 시민들을 응대했다. 몇몇 서포터즈는 팝업 스토어 참여 아티스트들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판촉 요원을 자처하기도 했다.




필름 카메라로 담은 2014년 한글날 기념 ‘TS 오픈마켓’ 풍경
사진 속 장소는 윤디자인그룹 사옥 외벽과 주차장
― 촬영: TS 서포터즈 조은, 조은일 ―


TS 서포터즈가 작가이자 스태프로 참여했던 2015년 한글날 기념전 〈한글잔치〉

누구에게나 자기 표현의 수단이 있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겐 그 수단이 디자인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표현 수단으로 ‘자기 표현 욕구’라는 걸 실현한다. 달리 말하면, 익숙하지 않은 표현 수단으로는 자기 표현에 얼마간 제약과 한계가 따른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스킬과 테크닉의 문제고, 기본적으로 룰에 관한 이야기다. 축구 선수는 드리블과 패스와 슛의 룰을 따르고, 핸드볼 선수는 서브와 토스와 스파이크의 룰을 따른다. 한쪽은 발기술, 다른 쪽은 손기술의 영역이다.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이 아닌 수단으로써 뭔가를 표현해달라 요청하는 일이 저어되는 이유다. 요즘에는 글 잘 쓰는 디자이너들도 적지 않지만, 어쨌든 ‘글쓰기’라는 건 디자인과는 판이한 툴이다. ······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냐면, TS 서포터즈는 자신들에게 익숙지 않은 그 툴을 기꺼이 사용해주었다는 것이다.

2014년 말 TS 운영진은 자율 미션을 하나 공지했다. 일명 ‘졸전 취재’. 하고 싶은 사람만 하면 되는 미션이었다. 세 사람이 참여했는데, 이들은 각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국대학교, 충남대학교의 디자인 관련 학과 졸업전시회를 취재하여 기사를 썼다. 글쓰기 자체도 낯설었을 것인데, 여기에 기사 형식까지 갖춰야 했으니 상당한 난이도였으리라 짐작해본다. 그럼에도 이 세 사람은 기어이 근사한 기사 한 편씩을 제출했다.

 [TS 서포터즈 2014 졸전 취재] 시리즈 보기 

2014년과 2015년, 1년 동안 TS 서포터즈는 그야말로 발로 뛰었다. 7~8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그들과 공유했던 순간들이 생생하다. 이런 짧은 글로나마 ‘tribute’ 혹은 ‘special thanks to’ 메시지를 남겨보고 싶었는데,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흘렀다. ‘비포 코로나’가 얼마나 경쾌한 시절이었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2015년 8월 TS 서포터즈 해단식


 TS 파트너즈 2020~현재 
 포스트 코로나, 포스트 서포터즈, 그래서 ‘파트너즈’


‘TS 서포터즈 리부트’ 기획은 2019년 세밑가지에 처음 나왔다. 어떻게 해볼까 고민하며 해를 넘기고 보니 세상은 코로나 19 시국이 되어 있었다. 기획을 아예 접는 옵션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찌 됐건 해보자, 라고 결정한 이유는 단순했다. 2014·2015년의 경쾌함이 다시 필요해서였다. 코로나 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이런저런 오프라인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디자인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워크숍, 세미나, 전시 등등이 눈에 띄게 줄고 있었다. 캠퍼스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했지만, 전언과 풍문으로 들어보니 동아리나 학회도 타격을 입는 듯했다. 학과 수업과 별개로 개인 작업 또는 그룹 프로젝트를 지속해왔던 학생들이 ‘포트폴리오 생산 채널’을 잃어간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TS 파트너즈 제작 [2021 광복절 기념 포스터] 일부


TS 파트너즈 제작 [2021 한글날 기념 포스터] 일부


TS 파트너즈 제작 [폰트 ‘윤굴림700’ 활용 포스터] 일부


TS 파트너즈 제작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념 포스터] 일부

신나는 사건들이 점차 소멸되는 상황. 이래저래 기운 빠지는 시국. 뭔가 경쾌한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고, 그래서 TS 서포터즈 리부트 기획을 계속 가져갔던 것이다. 발족식도 해단식도 없다, 미션 공지와 과제 제출은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라는 조건을 충실히 지키면서 참여자들 스스로 만족할 만한 뭔가를 얻도록 한다, 경쾌해져본다······.

그래서 ‘서포터즈’가 아니라 ‘파트너즈’로 명칭을 바꾼 것이다. 과거 TS 서포터즈의 온오프라인 ‘서포트’ 활동은 불가능하므로, 모임의 성격 자체를 달리하기로 했다. TS 운영진 입장에서, TS 서포터즈는 말 그대로 서포트를 기대하며 모집을 공고했던 것이 사실이다. 앞 단락에서 언급했듯 월별 미션 또한 서포트(전시 준비 서포터 참여), 리포트(졸업전시회 취재), 크리에이트(그래픽 디자인 작업) 형태로 구성했었다.

서포터즈를 파트너즈로 변환하면서, TS 운영진은 그래픽 디자인 미션 회수를 대폭 늘렸다. 서포터로서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이벤트가 사실상 제로인 만큼, 『타이포그래피 서울』의 크리에이터 그룹이자 창의적 파트너로서 실효적인 생산물(구직 서류에 첨부하거나 프리랜서 활동 시 자기 PR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총량을 늘린 것이다. 또한, 윤디자인그룹의 신서체 및 신규 서비스의 테스터 참여 기회를 통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피니언 그룹 역할을 강화했다.*
* TS 파트너즈에게 알림: 향후 자신의 프로필을 작성할 때 TS 파트너즈 활동을 진지한 롤의 하나로 추가해보면 어떨까 싶다. ‘디자인 웹진 『타이포그래피 서울』 발행사 윤디자인그룹 내 오피니언 그룹 활동’ 같은 문장으로 말이다.



요컨대 TS 파트너즈는 이름처럼 『타이포그래피 서울』의 파트너다. 거꾸로 말해 『타이포그래피 서울』은 TS 파트너즈의 파트너다. 파트너로서 최대한 TS 파트너즈의 실질적인(이 점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거듭 밝힌다) 이익을 위한 미션을 제공하고 싶다.

 TS 파트너즈의 그래픽 디자인 작업 보기 
  ● 서체 포스터 시리즈 윤굴림 머리정체

이 글의 제목은 [TS 서포터즈 / TS 파트너즈 히스토리 복습]이다. 하지만 2014·2015년의 TS 서포터즈를 기록한 분량이 가장 많다. 서두에서 미리 실토한 대로다. 그 이유는 마지막 단락에 밝히겠다 예고했고, 이제 마지막 단락을 쓸 차례다.

미안함과 아쉬움이 그 이유다. TS 서포터즈 때만큼 경쾌한 경험의 장을 마련하지 못한 점이 못내 미안하고 아쉽다. ‘죄송하다’라는 높임말 대신 ‘미안함’이라 한 이유는, TS 운영진에게 TS 파트너즈는 ‘친구’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TS 서포터즈든 TS 파트너즈든, 모두 ‘TS 친구’의 다른 말들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각계에서 들려온다.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는 사실 감이 오질 않는다. 상황이 또 어떻게 급변할지 두렵기도 하다. 다만,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실감하는 편이다.

그 어느 때보다 더 ‘파트너’를, 그러니까 ‘친구’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라고 『타이포그래피 서울』은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포스트 코로나, 포스트 서포터즈는 ‘파트너즈’여야 했다는 이야기. 이 간단한 얘기를 이렇게 길게 늘어놓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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