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H> 아코디언북2012.05.02

서울 마포구 일대는 일명 ‘홍대앞’이라는 고유명사로 불리는 문화 지역이다. 인디밴드, 작가, 디자이너, 출판 관계자 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카페다. 커다란 기타를 테이블 옆에 세워둔 채 혼자 커피를 마시고, 차 한 잔을 시켜놓고 몇 시간째 노트북 타이핑에 열중하고, 책과 디자인에 대해 사뭇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이 동네의 카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커피 & 도넛’이라는 광고 카피가 있지만, 홍대앞 카페를 설명할 때는 ‘커피 & 피플’이 더 어울릴 듯하다. 

취재·글. 임재훈




홍대앞 문화 잡지 <스트리트 H>가 발행한 아코디언북 <홍대앞 매력적인 카페 12곳(12 Fascinating Cafes Around Hongdae)> 역시 커피보다는 사람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병풍 접지로 된 이 1m 80cm 아코디언북을 펼치면, 손으로 그리고 칠한 열두 군데의 카페 일러스트를 볼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허경미가 직접 홍대앞을 돌아다니며 스케치한 것이다. 카페 열두 곳은 허경미와 <스트리트 H> 편집부가 함께 선정했다. 설립된 지 3년 이상 된 곳, 홍대앞 지역 커뮤니티의 장이 되는 곳, 이른바 ‘홍대피플’의 애정을 받고 있는 곳, 앞으로도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는 곳 등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이 아코디언북은 홍대앞 카페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열두 컷의 카페 일러스트에는, 차를 마시거나 책을 고르거나 휴대전화 화면을 들여다보는 등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한 번쯤 홍대앞에 들러봤던 이라면, 그림 속에서 자신과 닮은 누군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올 1월 선을 보인 <홍대앞 매력적인 카페 12곳>은 <스트리트 H>의 아코디언북 시리즈 제1호다. 2009년 6월 창간된 <스트리트 H>는 그동안 쌓아둔 홍대앞 문화 콘텐츠들을 아코디언북 형태로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히 지역 특색을 기록하는 일만은 아니다. 홍대앞을 홍대앞이도록 만드는 모든 것, 모든 사람을 기록하는 일이다. <스트리트 H> 발행인이자 디자인스튜디오 203 장성환 대표는 “위치 정보가 아닌 존재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런 정보와 기록은 훗날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읽힐지도 모를 일이다. 


<홍대앞 매력적인 카페 12곳>에 담긴 카페들 중에는 이젠 찾아볼 수 없는 곳도 있다. 이 아코디언북이, 그 카페가 홍대앞에 존재했음을 알려주는 기록이 된 셈이다. 또한 한때 그 카페를 즐겨 찾았던 사람들을 기억나게 해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카페를, 그리고 사람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아코디언북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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