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 따로 또 같이, 일러스트 그룹 돼지우리2013.08.29

"다섯 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모여 각자 하나의 요일을 맡아 그림을 연재한다."

'돼지우리'는 바로 이 간단한 문장 하나로 표현할 수 있는 일러스트 그룹이다. 이들의 활동은 (아직은) 매일 이들의 페이스북 페이지(링크)에 한 장의 그림을 올리는 것뿐. 그런데 이상하다. 단순히 그림을 올리는 일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그림쟁이 다섯 명이 모여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일까?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일러스트 그룹 돼지우리의 다섯 그림쟁이를 만나보았다.



 

 

돼지우리는 어떻게 모이게 되었나요?
김정윤의 제안으로 참다랑어, 이주용, 강태엽이 모이게 되었고, 시간이 조금 경과한 후에 추가로 이미나를 영입했습니다. 초기에 다같이 공감했던 것은 각자의 작업물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자주적으로 공개고 싶다는 것이었고, 그런 목적에 가장 잘 맞는 것은 페이스북 페이지라고 생각해서 열게 되었습니다.

돼지우리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처음에는 어감이 좋아서 장난으로 붙인 이름이었는데, 이후에 '되지, 우리(우린 된다)'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넣어보고 그게 마음에 들어 쭉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돼지우리의 최고 관심사 
오프라인 모임입니다. 지리적 문제 때문에 멤버 모두가 오프라인에서 모이기가 쉽지 않거든요. 특히 마지막으로 영입된 이미나와 다른 멤버들은 한 번도 실제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신비감만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만간 꼭 얼굴 맞댈 자리가 있었으면 하고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매일 올라오는 일러스트 외에 진행 중인 일이 있나요?
각자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일들은 있으나, 돼지우리 공통 프로젝트는 일러스트 연재 외에 없습니다. 전시에 관한 이야기가 멤버들 사이에 나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에요.

돼지우리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
가장 필요한 것은 공동 작업실입니다. 위에 말했듯이 지리적 문제 때문에 서로 얼굴 마주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언젠가 꼭 공동작업실을 만들어서 함께 모여 작업하고 싶습니다. 필요 없는 것은 아무리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봐도 떠오르지가 않네요. 아무래도 아직 가진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인 듯합니다. 저흰 뭐든 다 필요합니다!


 


 참다랑어 (블로그)


내가 소개하는 나 자신은?
조용한 사람입니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조용해지는 사람입니다. 그림은 입을 다물고 할 수 있는 소통이라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제 감정입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문장이나 생각을 적어두는 편인데 그림을 그리기 전에 이것들을 쭉 읽어보고 그때의 기분에 집중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내내 그 감정에만 집중하는데 몰입도가 높았던 그림일수록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더군요. 중간에 쉬면서 그리면 그만큼 표현력이 떨어지고요.
그런데 울적한 그림을 그리고 나면 한 사흘은 평소보다 더 조용해지더라고요.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작업
커다란 캔버스에 수작업으로 꾸준히 그려낸 그림으로 개인전을 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전시하는 것보다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이 얼마나 더 즐거울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내공이 좀 더 쌓이면 책도 내고 싶어요.



 

나에게 돼지우리란 무엇이다?
돼지우리는 그림을 그려야 할 의무이자 의욕을 준, 올해 가장 감사한 인연이자 전환점이에요. 한때 그림을 포기하려고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멤버들의 연락을 받았죠. '같이 뭔가 하자'는 것이 저에게는 구원의 손길이었던 것 같아요. 멀리 떨어져 있고 각자 일로 바빠서 드문드문 연재하고 있지만 멤버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종종 찾아오던 외로움도 사그라집니다.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에요.

다른 멤버가 이야기하는 참다랑어
주용: 섬세한 그림을 그려요. 돼지우리의 최고령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도 참 든든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TOB: 털털하고, 털털하고 또 털털한 성격에 비해 그림은 매우 섬세해서 가끔 놀랄 때가 있습니다.
김정윤: 돼지우리의 감성입니다. 그림과 함께 쓰는 글로 마음 한구석이 찡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미나: 사려 깊고 다정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에요. 차분한 색채에 섬세하고 세련된 드로잉을 하지만 차갑지는 않아요.


 

 ▶ 주용 (블로그)


내가 소개하는 나 자신은?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만화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고, 음악 작업도 살짝살짝 하고 있습니다.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디테일과 재미요소. 그림 속에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채워 넣는 편인데, 한눈에 모든 요소가 파악되지 않아도 가만히 뜯어보면 어떤 오브젝트들이 사용되었는지 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요. 가능하면 '아기자기'하거나 '오밀조밀'하다는 느낌이 들도록 작업하고 있습니다.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작업
밴드를 조직하고 있는데, 음악과 만화를 아주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단편 <쏘 쿨(링크)>은 그에 대한 첫 번째 시도입니다.


 
 
 

나에게 돼지우리란 무엇이다?
저는 돼지우리를 일종의 동기부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작업에 지치거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듯한 순간이 종종 찾아오는데, 그럴 때마다 돼지우리라는 울타리가 큰 자극제가 되어줍니다.

다른 멤버가 이야기하는 주용
참다랑어: 그림 속에 자신만의 명확한 취향을 집어넣고 거기서 즐거움을 찾는 유쾌한 그림쟁이.
TOB: 변태기질이 다분하지만, 굉장히 박식하고 공부도 잘해서 더 변태 같습니다.
정윤: 등장하는 오브제가 신선하고 잘 조합되어있어 보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그림을 그립니다.
이미나: 아주 긍정적인 의미로 청년 같은 친구. 결단력 있고, 그것에 맞게 행동력 또한 좋지요.


 

  TOB (블로그)


내가 소개하는 나 자신은?
라인 드로잉을 사랑하고 만화가가 되고 싶어하는 피폐한 대학교 4학년입니다.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라인 정리를 깔끔하게 하는 것을 신경 씁니다. 펜 터치로 라인 정리를 할 때면 누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굉장히 예민해지곤 합니다. 친한 친구가 건드리면 면전에 대고 육두문자를 날리기도 하죠.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작업
어느 수준 이상 그림이 늘었을 때 저만의 드로잉 북을 내 보고 싶습니다. 물론 엄청나게 잘 그려야겠지만요.




 
 

나에게 돼지우리란 무엇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시작해본 그림 모임입니다. 그리고 저의 작업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하면서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고요.

다른 멤버가 이야기하는 TOB
참다랑어: 드로잉 감각이 좋고 스토리 텔링을 잘해요. 개그감각이 좋아서 그림에도 고스란히 스며듭니다. 
주용: 만화적 연출의 기본기와 개그감각이 특출납니다. 훗날 돼지우리에 커다란 전력이 되어 줄 것 같아요.
정윤: 멤버 중에서 가장 오래 알고 지낸 친구로, 대학교 1학년 때 그림을 보고 자극도 많이 받고 영향도 많이 받아 지금의 제 그림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미나: 그림 한 장을 그려도 그 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보여서 더 궁금한 사람.


 

  김정윤 (블로그)


내가 소개하는 나 자신은?
음악 감상과 농구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에어 조던(신발)을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림으로 그려내고 싶은 사람입니다.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디테일을 높이기 위해 사전 자료조사를 굉장히 많이 하는 편입니다.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 스타일에 맞게 그리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쓰는데, 특히 신발을 그릴 때 가장 열심히 작업합니다. 또 그림의 구도와 인물의 몸동작, 모양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요즘에는 티셔츠나 다른 패션 아이템에 들어갈 것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작업
어릴 때부터 나이키 신발, 특히 에어 조던을 좋아해서 조던 브랜드나 나이키와 꼭 한번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요새 제 캐릭터로 패턴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 패턴으로 캔버스백이나 파우치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나에게 돼지우리란?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먼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고, 멤버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이렇게 벌여놓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채찍질하며 더 열심히 해서 돼지우리를 봐주는 사람들에게나 스스로 항상 떳떳해지고 싶습니다.

다른 멤버가 이야기하는 정윤
참다랑어: 그림은 물론이고, 철저하고 꼼꼼하고 어떤 이야기를 해도 핵심을 잘 파악하는 편이에요.
주용: 돼지우리의 '좋아요'를 책임지고 있어요.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빠르게, 고퀄리티로 그릴 줄 아는 스타성 있는 친구죠.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건 스스로를 너무 잘생기게 그리고 있다는 거예요.
TOB: 스포츠를 좋아하고 술을 즐기는 상남자이지만, 그림에서 나오는 소녀 감성은 정말 7년을 봐온 친구라도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이미나: 겉으로 과시하지는 않지만, 열정과 자신감이 보여요. 리더의 자질이 다분한 친구예요.


 

  이미나 (블로그)


내가 소개하는 나 자신은?
집중할 수 있는 취미 생활에 열 올리고 그림을 그리는 보통사람.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표현하는 방법에 스스로 한계점을 만들어 틀에 가두고, 남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죠. 정말 어렵지만요. 그리고 형태와 색을 예쁘고 조화롭게 그려내는 데 심혈을 기울입니다. 지금의 제 그림에서는 그게 가장 주된 포인트거든요.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작업
그리는 사람, 읽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길고 긴 만화를 그려보고 싶어요. 가능하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작해서, 그릴 수 있을 때까지 그려낸다면 한 사람의 인생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는지 볼 수 있겠죠. 별거 아닌 이야기만 있을지 몰라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보고 싶은 건데, 아직 다른 누가 하지 않은 것 같네요. 그래서 제가 직접 그리고 싶은 거예요.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제 취향과 안목으로 가득 채운 가게를 열고 싶어요. 물건을 파는 것 말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예쁘고 멋진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가게요.


 
 

나에게 돼지우리란 무엇이다?
계기. 오랜 시간을 그저 일하고 밥 먹고 잠자는, 생활 그 자체로만 시간을 보냈어요. 가뭄에 콩 나듯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너무 그림과 멀어진 것 같아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 돼지우리와 함께하자는 제의를 받았어요. 늘 고맙고, 오랜 시간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요.

다른 멤버가 이야기하는 이미나
참다랑어: 그림에만 국한된 건 아닌 것 같은데, 프레임 안의 색들이 가지는 콤비네이션을 매우 매력적으로 맞춰내는 능력이 있어요.
주용: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고, 그 캐릭터들을 그림에 아주 몽실몽실한 색감으로 담아낼 줄 알죠.
TOB: 그림이 굉장히 좋아서 놀랐습니다. 놀라운 여자입니다. 실제로 만나면 더 놀라운 일이 있을 것 같네요.
정윤: 캐릭터, 오브제의 디자인이 좋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돼지우리에서 가장 센스 있는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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