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만나다



'우리 만남을 좀 가질까요?' 생활 속에 스며든 번역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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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고유의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외국어를 빈번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워낙에 ‘글로벌한’ 시대이다 보니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그라질 줄 모르는 외국어 공부 열기 때문이기도 하죠.
지난번에 <사쿠라 훈민정음>이라는 책을 통해 우리말 속에 남아있는 일본어 잔재들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우리말 속에 몰래 스며든 ‘번역투’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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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는 영어 시험들

‘우리 만남을 좀 가질까요?’

요 근래 자주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번역투입니다.

-우리 만남을 좀 가질까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고민을 가지고 있다.

만남을 가지고, 기자회견을 가지고, 고민을 가지고….
과연 올바른 문장일까요?

이들은 모두 영어의 ‘have’를 번역한 말투입니다. 영어라면 맞는 표현이겠지만, 한국어에선 틀린 표현이죠.
‘우리 만남을 좀 가질까요.’가 아니라 ‘우리 만날까요’로 표현하면 되고,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가 아니라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로 표현하면 됩니다.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고민을 하는 것이겠죠.

우리는 어쩌다 이런 번역투를 자연스 쓰게 된 걸까요?


번역투가 익숙해진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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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

인터넷의 발달하고, 외국 콘텐츠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우리는 손쉽게 외국문화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언제든 지구 반대편 뉴스를 듣는 것은 물론 미국 시트콤을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국어 문법체계에 익숙해진 것이고요. 

저 역시 취미 삼아 스포츠 외신 번역을 4년째 하고 있는데요.
그 때문인지 알게 모르게 제 글에 번역투가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깨다고는 꽤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이건 번역투가 아닌가?' 다시 한 번 살펴보곤 합니다. 
 
번역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은 현상임은 누구나 인정할 거예요. 
혹시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말이 번역투인지 아닌지
한 번 더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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